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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은 글

[행복한가] 금요일, 가족과 함께 읽는 시

 




납작 엎드린 밥알들을
흠 한 톨 없이 둥글려 말아 놓고
밥 등에 오르는 김을 쬐고 있다
고달픈 시간 속에서 파이고 파여 무뎌진
저 주걱의 둥근 날
꼭 어머니의 무딘 손끝이다

묵은 냄새 맡으며
끈적끈적 달라붙은 삶을
악착 같이 퍼 나르시던 어머니
산밭 일로 벗겨진 살갗
거친 손가락 마디마디에서 사뭇 녹슨 소리가 난다

등겨 같은 자식 애달퍼
몰래 눈물 훔치시는,
아직도 어머니 가슴엔 화가 끓는다
얼마를 더 살겠누
자식 농사 다 짓지 못했다고
뉘가 섞인 날도
누룻하게 속을 태운 날도
온전히 당신의 몫이라고
가쁜 숨을 뱉어 내신다

금방이라도 부러질 것만 같은 손 자루
뭉툭한 손끝으로
또 하루를 담아내신다
한 고봉 삶을 퍼담으신다

어머니 손 등에
수북한 밥살이 환하다

-강산들꽃, ‘밥주걱’-


※ 참고 : https://www.m-letter.or.kr/board/letter/02_view.asp?intseq=167484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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