가족과함께읽는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[행복한가] 금요일, 가족과 함께 읽는 시 납작 엎드린 밥알들을 흠 한 톨 없이 둥글려 말아 놓고 밥 등에 오르는 김을 쬐고 있다 고달픈 시간 속에서 파이고 파여 무뎌진 저 주걱의 둥근 날 꼭 어머니의 무딘 손끝이다 묵은 냄새 맡으며 끈적끈적 달라붙은 삶을 악착 같이 퍼 나르시던 어머니 산밭 일로 벗겨진 살갗 거친 손가락 마디마디에서 사뭇 녹슨 소리가 난다 등겨 같은 자식 애달퍼 몰래 눈물 훔치시는, 아직도 어머니 가슴엔 화가 끓는다 얼마를 더 살겠누 자식 농사 다 짓지 못했다고 뉘가 섞인 날도 누룻하게 속을 태운 날도 온전히 당신의 몫이라고 가쁜 숨을 뱉어 내신다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만 같은 손 자루 뭉툭한 손끝으로 또 하루를 담아내신다 한 고봉 삶을 퍼담으신다 어머니 손 등에 수북한 밥살이 환하다 -강산들꽃, ‘밥주걱’- ※ 참고 : http.. 더보기 이전 1 다음